잉크펜을 사용하는 멋진 어른이 되고 싶지만 여전히 지우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어서.

쿠루토가 샤프 펜슬은 매번 지면에서 떨어질 때마다 샤프심이 돌아가는 방식으로 심 끝이 골고루 마모되어 항상 선명한 글씨로 글을 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4, 5년 정도 쿠루토가를 사용하고 있는데 글씨는 선명해서 보기 좋지만 빠르게 쓰다보면 아무래도 돌림힘(토크)가 있어 손이 피곤한 기분도 들고 다른 펜을 썼을 때 필기감이 좀 엉망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펜을 자주 오가면서 쓴다면 꽤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새 샤프심을 끼워서 첫 글자를 쓸 때 느낌을 좋아한다면 이 샤프 펜슬이 제격이다.

몇 번 떨어진 적도 있지만 그다지 험하게 쓰진 않았는지 고장이나 이상 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다만 이제 새학기도 시작인데다 손잡이에 젤이 있는 모델이 있길래 장시간 사용에 더 도움이 될까 싶어서 새 샤프 펜슬을 구입해봤다.

유니 알파겔 스위치

유니 알파겔 스위치는 2021년에 출시한 모델로 기존 사용하던 쿠루토가와 차이점은 그립부 재질이 젤리이고 모드 전환이 지원된다는 점이다.

이번 학기엔 다시 수업 노트를 수첩과 펜으로 하기로 했다. 다들 아이패드랑 랩탑으로 하던데 지난 두 학기를 그렇게 해봤더니 도저히 나랑은 맞지 않은 것 같다. 검색이 가능하고 많은 노트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건 장점이긴 하지만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 기분에다가 후다닥 스킴해서 본다거나 하는 것은 너무 번거롭다. 특히 몇 페이지 오른쪽 아래에 있다 이런 멘탈 모델이 잘 안생겨서 리뷰에 더 시간이 많이 드는 기분도 들고. 지난 학기엔 안그래도 많은 일이 있었는데 너무 많은 변화를 한번에 추구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새로운 샤프 펜슬 사는 것에 또 지나치게 의미부여 하고 있는 나. 이번 학기도 즐겁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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