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사진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카메라는 커녕 필름이 비싸서, 정말 특별한 날에 일회용 카메라로 만나는 사진이 전부였다. (그것도 너무나도 행복했는데.) 덕분에 카메라 이론 서적들을 오랜 기간 카메라 없이 탐독해왔는데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면서 여러 디지털 카메라와 마주 할 수 있었다. Kodak LS420을 시작으로 쿨이오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Nikon Coolpix 2500, 밝은 렌즈와 코닥 특유의 색감이 돋보였던 Kodak DX6340, 고질적인 기판 문제가 있던 DX6340을 교환판매 받아 구입한 하이엔드 카메라 Kodak P880까지. 카메라와 함께 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디지털의 혜택을 정말 많이 누렸다는 생각이 든다.
코닥 카메라랑은 긴긴 인연이 있었는데 덕분에 코닥동인 코닥포유에서도 많은 활동도 했었다. 코닥에서 더이상 카메라를 생산하지 않게 되면서 여러가지 안타깝게 되었지만. 생각해보면 셀빅이나, 아이비, 자우르스, 코닥 카메라까지 내가 깊게 손댄 것들은 어째 현대에 남아나질 않았다. 내가 마이너스의 손이라도 되는건가.
오랫동안 개인적으로 촬영해 왔지만 전문적인 시야는 군생활에서 생겼다. 공군 40710 전자광학정비 1특기를 받아 정훈계통에서 사진병으로 근무하면서 많이 배우게 되었고 더 많이 촬영해 볼 수 있던 좋은 기간이었다. 군생활동안 5D mark2와 D300를 사용했었는데 전역 후에 DSLR을 구입해야지 계속 생각만 하다가 절대 저렴하지 않는 비용에 계속 미뤄왔었다. 호주에 오면서도 사고 싶었지만 DSLR 대신 Olympus XZ-1를 구입했었다. 나름 요긴하게 사용해오긴 했지만 고민을 계속하다가 결국 상대적으로 저렴한(절대치는 여전히 비싸긴 한) 캐논 EOS 6D를 구입하게 되었다.
바디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는데 대신 렌즈를 많이 고민했다. 24-70mm 같은 렌즈를 사용하기엔 크기도 가격도 부담이라서 단렌즈를 두개 구입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50mm 1.4를 구입할지 40mm 2.8 팬케익을 구입할지 한참 고민하다 결국 팬케익 렌즈를 구입, 그리고 80mm 1.8을 구입했다. 액정커버도 구입해서 붙였고 핸드스트랩도 불렀고(해링본이 국산 브랜드인줄 처음 알았다) 이제 카메라 가방만 사면 마음껏 출사를 나갈 수 있을듯 싶다.
안드로이드 어플로 사용할 수 있는 wifi 무선 릴리즈라든가, DSLR 같지 않은 가벼움이라든가 여러가지 만족중이다. 여태 촬영하지 못했던, 더 많은 것들 촬영할 수 있음 좋겠다.
Footnotes
-
지금은 병사도 정훈 특기가 신설되었고 40710은 전자계통으로 통합되어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특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