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매달 작게라도 변화를 적어보기로 했는데 벌써 1월이 끝났다. 열심히 지냈는데 아직도 부족한 기분만 든다.
목공
작년부터 목공을 해보고 싶어서 막연하게 유튜브만 봤는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목공 세트를 받게 되었다. 그래서 연초에 부지런히 잘라서 foot stool을 만들어 선물했다. 이케아에서 산 가구를 조립하는 일도 재밌지만 직접 나무를 잘라서 만드는 과정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이케아 가구 절대 비싼 것 아닌걸 알았다. 글로 쓰면 자르고, 붙이고, 칠한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만. 다음 프로젝트도 고민중이지만 언제 이사가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서 짐을 당분간은 늘리지 않기로 했다. 공간이 필요한 취미는 역시 부동산 앞에서 쉽게 흔들린다. Steve Ramsey 영상이 많이 도움 되었다.
공부
학기가 시작됐다. 가장 많은 이수 학점을 신청한 학기라서 시작 전부터 긴장했지만 몇 과목은 주제가 익숙하다는 점에 아주 어렵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했다. 학교에서는 이수 학점으로 수업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을 계산하는 방법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가끔 그 계산법을 초월하는 과목과 교수님을 만나게 된다. 이번 학기도 그랬다. 한편으로는 별로 시간 쓰지 않고도 점수 잘 받을 수 있던 과목도 있으니까 적당히 평균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내 욕심은 역시 그렇지 않다. 그런 과목을 마주하면 누가 이기나 보자고 고집을 부린다.
이번 학기도 결국 시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항상 쓰던 플래너가 있었는데 올해는 무선 수첩에 양식 없이 자유롭게 써보고 있다. 양식 없이 사용하면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표시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양식이 있으면 영역의 범위가 내가 쓸 수 있는 총 가용 시간이라는 대략적인 감각이 생겨서 좋다. 지금처럼 할 일 목록처럼 길게 적다 보면 그런 감각 없이 영원히 끝나지 않는 목록을 붙들고 있는 기분이 든다. 적당히 덩어리를 만들어서 오늘 할 일을 명확히 표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학기엔 사진 수업도 듣는다. 가장 경쟁 많았던 수업인데 수강 신청 우선권이 있어서 이름을 넣을 수 있었다. 아직은 학기 초라서 카메라 작동 기초부터 배우고 있지만 이후 수업에 많이 기대하고 있다.
운동
매년 운동을 해야겠다고 거창한 계획을 잡았었는데 올해는 애플워치 숫자라도 채운다는 작은 목표를 세웠다. 전혀 운동 안 하던 사람답게 이조차도 쉽지 않았다. 반려자님과 함께 신년 어워드를 받기 위해 7일 동안 꽉꽉 숫자를 채워냈다. 땅끄부부 영상으로 절반, Just Dance로 절반을 달성했다. 링피트는 먼지가 쌓이고 있지만, Just Dance 2021에 좋은 곡이 많다면서 또 은근슬쩍 구입했다. 박자 맞춰서 놀다보면 운동은 덤으로 되는 기분이라서 본격 운동하자 기분이 되어버리는 링피트보다는 쉽게 하게 된다.
애플워치 숫자 채우기 가장 힘든 것은 사실 시계를 하루종일 차고 있는 일이다. 최대한 헐렁하게 차고는 있지만, 여전히 거슬리는데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적당히 숫자가 채워지면 충전 핑계로 풀어서 자유를 만끽한다.
매월 어워드에 조금 욕심내기로 했다. 2월에도 꼭 챙겼으면 좋겠다.
커피
집에서 커피를 계속 내려서 마시고 있는데 처제네 다녀올 때마다 커피를 잔뜩 사 온다.
소셜 미디어
가만 스크롤 굴리고 있으면 모두가 200km 이상 속도로 달리고 있는걸 구경하는 기분이 들어서 올해는 줄이기로 했다. 너무나도 다양한 감정들이 쏟아지고 있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휩쓸려서 우울한 기분이 들 때도 잦다. 물 마시러 간다든지 할 때 조금이라도 틈만 생기면 앱을 열었었는데 전화에서는 모두 지웠고 급한 일이 있을 때만 브라우저로 잠깐 접속하기로 했다. (그렇게 급한 일은 없었다.) 가끔은 읽고 싶은 충동보다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로그인 생각이 간절해지지만 노트앱, 특히 Hitnote에 간단하게 쓰는 것으로 기분이 좀 풀렸다.
그냥 기분만 그런 것 같지만 조급한 마음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 예전보다는 덜 산만한 것 같다. 좀 여유가 생기면 책을 읽는다든지 좀 더 느린 흐름에 익숙해지고 긴 호흡이 필요한 활동을 하고 싶다.
글쓰기
거의 안썼다.
코딩
과제 외에는 못했다. 이번 학기는 C++랑 파이썬 수업이 있다.
그 외
- Onyx Boox Note Air: 안드로이드 기반 10.3인치 전자책.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한참 고민하다가 마련했다. 큰 화면으로 PDF를 조금 덜 피로한 기분으로 볼 수 있어서 좋다. 크기가 더 큰 전자책과 고민했는데 크롭 기능도 제공하고 있어서 읽는 데 불편함 없다.
- 차를 움직이지 않고 오래 주차해둔 탓에 배터리가 방전되었는데 충전한다고 멀리 갔다가 타이어가 상했다. 인근에 해당 차종 타이어가 없어서 교체를 못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 할 일을 차분하게 쓰고 잘 처리하기: 일간 단위로 시작과 끝을 분명하게
- 운동하기: 애플워치 잘 활용하기
- 책 읽기: 교과 외 책 찾아서 하루 1페이지 읽기
- 글쓰기: 일주일에 적어도 플래너 1페이지 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