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만나게 된 동생이 있다. 교회를 통해 만난,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 온 동생인데 한참 일하다가 2주 전에 마지막 여행을 다녀와서 오늘 한국 들어간다고 어제 만나 점심을 같이 먹었다. 이렇게 이별의 순간을 맞이 할 때마다 언젠가는 또 만나겠지 어디선가 마주칠 일이 분명 있겠지 하고 마음을 추스리는 편이었는데 이번만큼은 그게 잘 안되더라. 타지 생활 하면서 마음도 많이 여려졌나 싶었다.
매년 호주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통해 영어 돈 여행 세가지 목표를 가지고 많은 청년들이 온다. 대부분 그 청년들은 호주에서 가장 힘들다고 하는 일들을 세가지 목표를 생각하며 꿋꿋하게 참는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어떤 비자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카스트 제도와 같은 계급을 형성한다는 얘기가 그닥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는 까닭은 실제로 임금도 제대로 못받고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면서 그 좋은 젊음을 여기에 모두 쏟아놓고 가는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슬픈 얘기는 한국에서 오는 친구들 대다수가 스펙 쌓기의 연장선으로 호주에 오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스펙도 결국 투자 대비 결과물이라는 양적 측면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계층의 고착과 재생산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사회는 스펙이란 것을 요구하지만 스펙의 실체는 사실 계층 고착의 단면일 뿐이다. 결국 그 유리 천장을 넘어가기 위해 어학연수든 뭐든 필요한데 전 세대의 지원을 받기 힘든 젊음들이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워킹홀리데이만큼 매력적인 캐치 프레이즈가 없다. “호주의 아름다운 대자연에서 돈도 벌고 영어공부도 하세요.”
한국의 청년들이 호주에 와서 배웠으면 하는 것은 그런 스펙 경쟁보다 온전한 꿈과 일생의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아는 것이었으면 한다. 이제야 20대의 중반을 넘어가는 수준이라 어쩌면 이런 생각 자체도 어려서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먼 남국의 땅에 와야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잘못된 문화가 낳은 한국의 현실이 슬프다.
트위터는 프로필 사진을 실제 사진을 쓰고 바이오에 나를 잘 요약해서 적어놨다 하더라도 현실의 나와 약간은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싸이월드의 몰락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갈아탔기 때문에 싸이월드에서 누렸던, 강력할 정도로 폐쇄적이던 관계가 그대로 페이스북으로 이식되어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는 중고교 동문부터 대학 동기, 군대시절 사람들, 모교회, 호주교회 사람들 심지어는 부모님까지 등록되어 있다. 내가 속한 모든 관계의 마스터키가 페이스북이 된 것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사용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다행인지 페이스북은 등록된 사람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그룹 등 약간 부지런하게 손을 움직여 친구들을 분류하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몇가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등 양질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는 감사해야 하지만 근래 페이스북의 정책 변화에는 솔직히 불만을 토로하고 싶다. 바로 내 활동 현황이 친구의 News Feed에 업데이트 되는 부분이다. 요즘 페이스북이 최악인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페이스북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에서는 페이스북에 ‘마운틴 듀’ 광고가 붙어 있으면 ‘쿨’하지 않다는 대사가 나온다. 우습게도 지금은 그보다 더 못한 광고만 페이스북 한켠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페이스북이 유료계정을 받지 않는 한 수익은 광고 외엔 없는 상황이고 주 광고 수익은 데스크탑에서 접속한 페이스북에서 나타나는데 대다수의 페이스북 이용자가 모바일에서 이용하는 상황이라 보도된 바 있었다. 과연 이미 ‘쿨’하지 않은 페이스북이 어떤 방식으로 모바일에 광고를 붙여놓을까. 내 주된 관심사항은 이 부분이었다. 안그래도 모바일에서 광고는 늘 이슈사항이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새로운 News Feed였다.
News Feed에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의 활동 내역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좋게 생각하면 친구들이 무슨 활동을 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있어 하는지 쉽게 알 수 있고 같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건 기존 News Feed와는 전혀 다른 속성의 기능이 되어버렸다. 기존의 News Feed에서는 작성자가 스스로 공유하고 싶은 것을 남기고 구독자가 보고 싶은 사람의 글을 볼수도, 보지 않도록 가릴수도 있는 Feed였다.
반면 새로운 News Feed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모든 내용이 친구에게 공유가 되는 상황이다. 이로써 ‘좋아요’ 기능이 기존에 가지던 입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좋아요’는 단지 ‘추천’이 아니라 ‘추천&재발행’ 버튼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좋아요’ 뿐만 아니라 덧글을 남기게 되어도 해당 글이 다른 사람의 Feed에 노출되게 된다. 사용자가 페이스북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 재발행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야한 동영상에 좋아요를 누르고 섬뜩한 사진과 함께 1 like = 1 dollar 라는 내용이 있다고 그저 좋아요를 누를 뿐이다. 이건 재앙이다.
물론 이 기능을 끌 수는 있다. 문제는 이 제어권이 작성자와 구독자 모두에게 있어야 하는데 작성자에게는 그런 옵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구독자가 몇번이고 클릭을 눌러서 개개의 설정을 변경해줘야만 기능을 끌 수 있다. 그래서 작성자가 구독자에게 “저는 제 활동을 당신에게 보이고 싶지 않으니 그 옵션을 꺼주세요. 이렇게 이렇게 끄면 됩니다.” 라는 글도 지속적으로 공유가 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을 희생해서라도 News Feed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다름 아닌 광고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News Feed에 슬며시 광고를 끼워넣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기존의 Feed에는 광고를 넣으면 광고인게 바로 들통날거란걸 알아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디까지나 내 짐작이니까 여기까지만 쓰고.) 여튼 News Feed의 기능을 광고 때문에 이런 방향으로 개선한게 맞다면 정말 실망스럽다. 물론 이런 작은 기능 하나에 좌지우지될 회사는 아니긴 하지만… 기업이 커질 때 조심해야 하는건 이런 작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는 주주나 투자자가 아님에도 페이스북에 가지고 있는 기대가 큰 편이다. 페이스북은 마크 주커버그가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듯 SNS가 아닌 SWU(Social Web Utility)를 꿈꾸고 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인터뷰를 봤을 때 이전에 인상깊게 봤던 <섬머워즈>라는 애니메이션이 생각났다. <섬머워즈>에서 구현된 OZ라는 공간을 페이스북이 만들어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은 먼 얘기인가보다. 소셜그래프나 티커 기능도 중요하고 그에 따른 업데이트인 것도 십분 이해해줄 순 있다. 하지만 기존의 사용자 경험을 뒤흔드는 이와 같은 업데이트는 좀 유의해야 하지 않을까? 서비스 제공자가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해야 하는가를 좀 더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게다가 무료 서비스인데도 욕먹으면 슬프니까.)
덧붙이자면 끔찍한 사진에 1 like = 1 pray가 가장 잔인한 글이다. 물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건 사람이라면 당연하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연 페이스북 첫 페이지에 그런 사진이 올라와 있는걸 일주일에 두세번씩 봐야 하는 것은 당연히 스트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뜬금없이 이런 장문의 포스트가 나온건지도 모르겠다.)
기존 미디어 매니저는 사실 여러장 이미지 첨부하기가 불편해 별도의 플러그인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디자인과 인터페이스가 개선되었다.
새로운 기본 테마
현재 블로그에 적용되어 있는 Twenty Twelve가 기본 테마로 등록되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 대응
관리자 Dashboard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대응한다. 내 경우에는 앱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을듯.
자연스러워진 사용자 경험
접근성 측면에 여러가지 기능이 업데이트 된 모양이다. 컬러픽커도 개선이 된 모양. 사실 기존 컬러픽커는 답답한 면이 좀 있었는데 개선된 모양이다.
개발 관련
개발쪽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업데이트. 메인이 될만한 업데이트가 좀 있었다. user와 comment에 관한 query 클래스가 추가되었고 멀티 사이트를 위한 메소드, Post object, Image editing API 등이 추가 되었다고. 그리고 Underscore와 backbone js가 기본 라이브러리로 추가 탑재되었다. backbonejs 의 경우는 어떤식으로 wp에서 활용되게 될지 궁금하기도, 기대되기도 한다. 그리고 앱 사용자가 확실히 늘어서 그런지 XML-RPC API가 켜진게 기본값이 되었다고.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워드프레스는 기존의 레거시도 많이 있긴 하지만 매 업데이트마다 레거시를 걷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워드프레스에 최적화된 메소드와 클래스를 내놓는 모습이 보기 좋다. 업데이트 때 마다 크레딧을 꼭 보는 편인데 한두명도 아닌 수십명이 함께 작업하는 모습이 영화같다. 한국어권에서도 이런 아름다운 오픈소스 문화 속에서 성장해 문화를 대표하고 선도하는 멋진 녀석들이 쏟아져나오길 올해도 기대를 해본다.
Javascript는 v8 엔진이 나온 이후로 전방위로 세를 늘려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버측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남다른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 시대에는 그저 DHTML을 구현하는, 무거워서 쓰지 않는 것을 권장했었는데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폭넓게 관심을 두는 것이 이래서 중요한듯 싶다.
특히 node.js는 서버측에서 사용할 수 있는 js로 프론트엔드 개발자도 서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식의 선정적인 이름으로 많이 알려지고 있다. 아직 판올림마다 레퍼런스가 대거 변경되는 등 안정적이지 않은 모습이지만 오픈소스는 안정성을 고려하는 것 보다야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수 있는 건강한 생태계가 있느냐가 더 큰 문제고 아무래도 그런 점에서는 걱정 안해도 될만큼 멋진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아직 내게 이 도구를 적용할만한 프로젝트나 장난감이 없어서 세세하게 사용해보진 못했지만 튜토리얼을 진행해본 경험으로는 독특하고 작고 빠르며 재미있었다. 빠른 프로토타이핑이 필요할 때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듯 싶다.
이 글은 출근하며 노트북으로 열심히 node.js를 공부하고 계시는 분이 보여서 적어봤다. RESTful 서비스를 node.js와 mongoDB로 구축하는 튜토리얼이었는데 고민하며 따라하는 모습이 나도 부지런히 저렇게 공부해야 하는데 생각이 들었다. 아침부터 적절한 자극을 주신 저 개발자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늘 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는 없을까 고민을 하는 편이라서 수첩도 활용해보고 여러 앱들을 살펴 왔지만 꾸준히 사용하기가 쉽질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앱이 두가지가 있는데 AK Notepad와 Any.DO 가 바로 그것.
전자는 옵티머스큐를 사용할 때부터 사용해온 심플한 메모 앱인데 글의 초고, 해야 할 일, 아이디어 노트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가볍고 빠르다. 이 글은 후자에 대한 리뷰니 노트앱 소개는 이정도로 하고…
사실 Any.DO도 옵티머스큐에서 설치해 사용해본 적이 있지만 낮은 해상도와 성능에서는 사용하기 불편할 정도로 퍼포먼스가 떨어져서 몇번 쓰다 말았는데 넥서스4로 기기를 변경하고 나서는 부지런히 쓸 수 있게 되었다.
Any.DO는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 할 일을 기록하는 것이 전부. 등록 후에 순서를 드래그해 변경하거나 다시 알려줄 일자를 지정하면 알아서 정렬이 된다. 일에 대해 카테고리도 정해 카테고리별로 정렬해 볼 수 있지만 내 경우에는 일자별로 처리하는 걸 선호해 일자별로 정리한다.
완료된 항목에 대해서는 해당 항목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그으면 완료로 처리되고 기기를 흔들면 완료 항목을 완료함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완료함은 환경설정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에는 Jorte가 일정 관리 도구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고 내 경우에도 설치하여 사용하고 있다. 달력을 확인해야 할 때가 있는 경우 쓰는 편인데 기능이 많고 새로운 일정을 추가할 때 복잡해서 달력에 표시해야만 하는 이벤트나 반복적인 일 아니라면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된다. 특히 Todo 식으로 처리되어야 하는 일은 구글 캘린더와 동기화가 됨에도 불구, 이상하게 불편하다고 느껴져서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Any.DO도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데 사이트를 열어 작성하거나 하면 작업의 흐름이 깨질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으로 작성하는 편이다. 또한 하나의 도구를 동일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좀 더 손쉽게 습관을 만드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크롬 확장이나 앱, 웹사이트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Todo앱은 이미 시중에 많은 편인데 가장 직관적이고 단순한 UI를 가지고 있다. 특히 리마인더 설정은 이 앱에서 가장 편리한 부분이다.
올해는 이와 같은 Todo 앱을 통해 작은 일부터 하나씩 차곡차곡 처리해 시간을 잘 활용하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의 포털 문화는 퍼가요로 양산된 수많은 복제 문서와 삶을 같이 해왔다. 대표적으로 싸이월드의 스크랩과 네이버 블로그의 스크랩. 원본과 하등 다를 것 없는 컨텐츠를 스크랩이라는 머릿말만 덜렁 붙여 같은 컨텐츠를 게시할 수 있게 만들었다. 네이트는 이런 퍼가요 문화에 편승해 네이트 통이란 펌질 전용 서비스도 제공한 적도 있었다.
퍼가요는 저작권 문제, 작성자의 판단 등에 따라 삭제되거나 변동될 수 있는 정보를 본인의 저장소에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이란 공간에 보관되는 자료들은 상당히 유동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이 자료가 소실될지 아무도 모르고 스크랩과 같은 정보 저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원본 자료의 소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캐시로서 복제된 자료가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최신의 문서가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슈가 될 때 양산된 스크랩 문서들은 이후 원본 문서의 최신화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사실 낡은 문서로 효용이 하락하게 된다. 더 나아가 원본 문서의 오류가 입증되어 문서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어 삭제되었음에도 스크랩으로 생겨난 복제 문서는 그대로 유지되는 최악의 경우도 예상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많이 나타나는 문제다.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이다. 사실 인터넷 상에 게시되는 모든 글은 손쉽게 무단으로 복제 및 전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작성자에 대한 저작권을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각 서비스에서는 뒤늦게 저작권과 관련해 퍼가지 못하도록 기능을 추가했지만 이미 퍼가요 문화에 학습된 사람들은 퍼가지 못하게 한 블로거를 이기적이라 비난하는 경우까지 보게된다. 그런 게시글을 퍼가는 도구까지 양산되는 실정이다. 무분별하게 스크랩된 자료들은 저작권 문제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무분별한 스크랩을 통해 쌓아둔 자료를 다시 보는 경우가 많은가 검색엔진으로 다시 검색하는 경우가 많을까. 스크랩은 스스로 색인을 잘 만들어 검색하기 용이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이상 검색엔진에서 검색하는 것보다 덜떨어진 자료 덩어리만 만들어낼 뿐이다. 네이버와 구글을 비교해 보았을 때 구글이 우위를 점하는 것은 구글의 좋은 알고리즘도 분명 이유가 있지만 네이버 스스로 만들어 낸 스크랩의 늪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시기는 포털에서 블로그를 서비스 하기 시작했을 때부터로 보인다. 블로그의 주된 기능 중 하나인 트랙백은 원글과 그에 따라 파생된 게시물을 블로그 서비스 플랫폼을 막론하고 연결할 수 있게 만든다. 원본을 링크하는 것 이상으로 각 블로거 간의 의견을 개진하는 등의 기능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몇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블로그는 포털 유입을 위한 정책이었는지, 무분별한 광고를 막기 위한 정책이었는지 몰라도 트랙백이 제대로 노출되지 않았고 거기에 스크랩이란 기능을 통해 트랙백을 의미없게 만들고 말았다.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블로그 포스트가 발생하고 있지만 트랙백이 걸려있는 게시글보다 스크랩이란 제목이 붙은 글이 훨씬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오로지 포털의 문제로만 생각하기엔 좀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블로고스피어가 태동하던 시기에는 대다수가 스스로 인터넷 공간을 임대해 사용했다. 즉 운영 자체에 비용이 발생하였고 그에 따라 용량에 의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포스트만 게시했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대형 포털에서 무료로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사실은 블로거가 작성한 포스트에 대한 검색 독점이 블로그를 무료로 사용하는 대가지만) 블로그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아무도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포털 입장에서도 트랙백보다 스크랩으로 포스트를 늘리는 것이 포털이 보유한 자료도 늘리는 결과가 있으니 포털 입장에서는 어디서든 스크랩해서 컨텐츠만 늘려주면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오염이 되어버린 블로고스피어를 어떻게 정화해야 할까. 퍼가요 문화가 팽배해 있는 상황에, 게다가 포털에서 아주아주 편리한 스크랩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쓰지 맙시다라고 말하면 러다이트 운동 얘기 들을까봐… 내 경우는 아래와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본인의 블로그에 게시할 때 해당 원문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왜 이 글이 중요한지 어떤 점이 유익한지 등을 간략하게 작성 후 원글에 트랙백을 넣자.
블로그의 스크랩을 사용하는 경우 본인만 볼 수 있도록 권한을 지정해 스크랩하자.
다른 사람과의 공유가 필요한 경우 해당 포털의 카페를 만들어 외부 검색이 되지 않도록 스크랩하자.
인터넷은 나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란 점을 잊지 말고 클릭 두번으로 만들어내는 스크랩은 사실 공해라는 것을 염두한다면 좀더 깔끔한 블로고스피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넥서스4를 구입했다. 짤막하게나마 트윗으로 사용기를 남기고 있는데 정리하는 겸 포스트를 남겨본다.
호주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는 옵티머스Q를 사용했지만 호주로 넘어오며 심 없는 LGT는 호주에서 아무 쓸모가 없었다. 대신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아몰레드2를 가져와 구석기의 삶을 살고 있었다.
나는 사실 넥서스4 발매 바로 전날에야 이런 기기가 출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음날 출시 되자마자 바로 구입했다. 초도물량이 얼마가 되었는지 출시 직후 한시간 이내로 매진이 되어버렸는데 재빨리 구입을 할 수 있었다. 범퍼도 동시에 구입하려 했으나 구글 플레이 측에서 범퍼 판매는 조금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나중에 파려나보다 하고 기기만 구입했다. 나중에 보니 동시에 구입하려고 범퍼가 나올때를 기다린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범퍼가 나왔을 때는 이미 16GB가 매진되어버려 그에 관한 성토의 글이 꽤나 올라왔다. FedEx를 통해 배송이 되었으며 5일이 걸려 수령하게 되었다.
패키징은 사용설명서, USB 충전기, 충전 및 싱크 공용 USB 케이블, USIM 삽입용 핀, 그리고 기기 본체로 구성되어 있다. 이어폰 정도는 기대했지만 저렴한 가격에 맞게 심플한 구성.
외부 디자인은 일반 스마트폰과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하게 느껴진다. 스마트폰 디자인은 이제 소재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곡선 직사각형에서 달라지는 일이 없을 것 같기도.. 후면은 불규칙한 패턴으로 빛의 방향에 따라 블링블링(?)한다.
알려진 대로 Made in Korea. 초도물량만 이럴지 앞으로 생산품 모두 이럴지는 잘 모르겠다.
안드로이드 젤리빈이 탑재되어 있으며 예전 버전 UI에 비해 깔끔해졌다. 스왑이나 여러 화면 전환 효과도 버벅임 없이 깔끔하다. 기본적으로 설치된 앱은 레퍼런스폰 답게 모두 구글에서 서비스하는 앱들로 가득 차 있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베터리는 무난한 편. 호주의 통신망 사정이 한국과는 판이하게 다르므로 내 경우가 적절하다고 보긴 힘든데 연속 사용으로는 3시간 반 가량, 출퇴근시만 사용하면 10시간 가량 사용할 수 있다. 그래프를 보면 대기상태로는 상당히 오래 지속되는 편이지만 실사용 하면 절벽을 뛰어내린다.
액정은 기대했던대로 상당히 선명한 편. 뉴아이패드와 비교해도 크게 다른 느낌이 없다. 하지만 액정의 전력 사용량이 상당한지 메모와 같이 큰 연산이 딱히 없는 구동에서도 발열이 상당한 편이다. 메모 하는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베터리에서 앱별 사용량을 보더라도 액정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젤리빈에서부터 생긴 부분인지 모르겠지만 데이터 사용량을 운영체제에서 집계해주는 부분이 생겼다. 각 앱별로도 집계를 해주고 상한도 지정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했다.
가장 기대했던 부분은 카메라였다. 포토스피어는 현재 위치에서 스트리트뷰처럼 VR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으로 전방향으로 촬영한 후 스트리트뷰와 같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구글플러스에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인식해 아름답게 보여준다. 아직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는 그냥 이미지가 올라가지만 조만간 지원하지 않을까.
보랏빛 플레어 현상은 어떤 조건에서 나타나는지 모르겠다. 빛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해봤지만 딱히 나타나진 않았다.
촬영 결과물은 상당히 평범한 수준. 어짜피 휴대폰 카메라니까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지만 아이폰 등의 결과물과 비교해보았을 때 계조나 여타 부분들이 떨어진다. 특히 조금이라도 급하게 촬영하면 초점이 잘 안맞는 편. 파노라마 기능도 있는데 파노라마로 촬영하는 것 보다 포토스피어로 파노라마처럼 촬영하는 것이 더 깔끔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영상은 HD 720p 촬영이 가능하며 소니 저가 핸디캠보다 나은 수준의 결과물을 보여준다.
자체 파노라마 기능은 상당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편. 포토스피어를 이용해서 파노라마처럼 찍으면 더 깔끔하다. 문제는 포토스피어가 무조건 지면 수평을 기준으로 시작한다는 점인데 좀더 다양한 위치에서 촬영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줬으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한데…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충전기를 구입하지 않았으므로 테스트 해볼 수는 없었다. 내장된 NFC 리더를 통해 뭔가 특별하게 재미있는 것을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는데… 지금 인식되는 카드들로는 뭔가 딱히 할만한 작업이 없어서 보류했다.
갤럭시나 타 기기를 써보질 않아 공정하게 비교하긴 어렵기도 하고 내가 속도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 특히 잘 모르겠지만 다른 기기 사용해본 사람들이 넥서스4를 만져보며 확실히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평을 줬다.
아무리 한국 시장이 lte망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기기를 내지 않는다는건 좀 아쉬운 부분이다.
2012년 2월, 갑작스레 결정하고 멜번행 티켓을 발권, 한달 후에 호주 땅을 밟았다. 뭔가 쿨해 보이지만 나 또한 파랑이라 불리는 해커스 토익책 앞 열 페이지를 넘겨보지 못한 사람이었고 어떻게 아프리카나 남미행 비행기가 아닌 호주행을 제대로 타고 왔는지 신기한 수준이다. 영어 실력은 없었지만 나에게는 개발팀장의 경력과 고민할 것 없이 하면 된다는 긍정적 추진력을 가졌던 대표가 준 영감이 있었다. 결정적으로 나는 아직 젊다는 생각이 나를 떠나게 했다. 호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젊음이 가장 큰 밑천이라고 내내 생각하면서 내가 이 광야의 과정을 극복함으로 얻을 일들과 관계를 기대했다.
오기 전에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던 것이 인터넷 검색이었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개발자로 일을 구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영어로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준비하고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 틈에 CI포럼에서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서 개발일을 하는 분의 얘기를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고 그에 힘을 얻기도 했다.
오자마자 예약했던 백팩커에 짐을 풀었고 계좌도 만들고 휴대폰도 등록했다. 모두 한국에서 준비해온 부분이라 영어 한마디 없이 준비할 수 있었고 둘째날부터 백팩커 인터넷을 통해 열심히 이력서를 보냈다. 감사하게도 하루에 한두번씩은 연락이 계속 왔는데 준비를 하질 않았으니 당연히 들릴 턱이 없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빅토리아 마켓에 구경가려고 시티순환 트램을 탔었는데 그때 헤드헌터한테 전화가 왔었다. 다짜고짜 첫 질문을 던지던데 뭐라는지 몰라서 Sorry? 이랬는데 똑같은 질문을 몇번이고 하길래 잘 들어봤더니 무슨 account situation 을 물어보더라. 뭐 여튼 여차저차 넘어갔고 당연히 나중에 연락 준다고 하고 연락 안줬다. 그때 녹음한걸 들어보니 질문은 What is your current situation? 이었다.
초기에 묵었던 그린하우스 백팩커. 방 쓰던 사람들이 다 장기체류라서 보안 걱정(?)이 좀 덜했다.
하루에도 한 두통씩 전화가 오니 인터뷰에 무얼 물어보는지 명확하진 않더라도 단어로라도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때 2주 일하는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급하게 사람이 필요한 곳이어서 내가 영어가 상당히 모자라다는 것도 알면서 채용을 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곳에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즐거웠다. 여기서의 일이 나에게 좋은 레퍼런스가 되었다.
호주에서의 취업은 레퍼런스를 요구하는데 구직자에 대한 보증을 전 직장의 상사에게 구한다. 한국에서는 생각해보기 힘들지만 호주에서는 직업관이 한국과 달리 상당히 유연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전에 다니던 직장에 전화해서 얘 일할 때 어땠어? 이런 질문을 한다고. 답변도 그에 따라 공정하고 쿨하게 해주는 모양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레퍼런스가 없으면 호주에서의 취업은 거의 어려워서 레퍼런스 때문에 무급 인턴을 하기도 한단다.
기상의 규모가 확실히 다른 편. 여름의 하늘도 한국의 가을만큼 높다.
그리고나서 또 다시 이력서를 열심히 보내면서 자리를 찾으려고 애썼는데 영어가 안되는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이거 무슨 일인지 아는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는데, 일만 시켜주면 잘 할 자신이 있는데 이걸 영어로 어필하기는 커녕 내가 무얼 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매 인터뷰마다 짧은 영어도 경청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렇게 지금의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긍정적이었던 부분은 인터뷰가 떨어질 때마다 좌절감을 맛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계속 문을 두드렸다는 점이다. 어쩔 수 없이 영어를 써야만 하는 상황을 계속적으로 마주하게 됨으로 짧은 영어라도 어떻게 구사해보려고 계속 노력할 수 있었고 수많은 인터뷰들이 마지막 인터뷰를 위한 준비과정이라 생각하며 지속적으로 도전했다.
회사 앞 공원 풍경. 회사 앞인데도 한번 밖에 못가봤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경력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삼성과 같은 회사에서의 경력이라면야 당연히 인정해 주겠지만 앞서 말했듯 레퍼런스 체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거의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글이 훨씬 많았다. 내가 마주한 상황에서는 한국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어떻게 진행했는지 어필이 잘 안되서 그랬다 뿐이지 경력 자체를 부정하거나 하진 않더라. 뭐, 결국에 중요한 것은 영어다.
아쉬웠던 점은 역시 영어를 미리 준비해오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하다못해 동네 회화학원이라도 다니다 왔으면 조금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자마자 묵었던 백팩커에서 받은 카드키가 되질 않아서 바꿔달라고 말하려고 얼마나 땀을 흘렸던가. 인터뷰마다 물어보는 질문에 제대로 답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참 많았다.
또 다른 언어에 대한 경험이 적었던 것이 아쉬웠다. 한국에서는 자바나 php에 대해 많이 편중되어 있는데 이곳은 닷넷이나 파이썬, 펄 등 다양한 개발자를 요구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다른 개발 언어에 대한 경험이 있었더라면 좀 더 이전과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일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또한 php라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모델1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 반면 모델2로 이야기 되는 mvc 방식을 많이 사용하며 프레임워크도 상당히 많이 쓰이는 편이다. 줌라나 드루팔, 워드프레스 각각의 cms도 많이 쓰이는 편인데 각 cms도 나름의 객체지향적으로 구조가 짜여져 있어 동일한 php 임에도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코딩 스타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내 경우에는 codeigniter 한국포럼에서 나름 부지런히 활동하고 했던 점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발을 한다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기 때문에, 또한 분야의 특성상 해외에서 일해보는 것을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게 되는데 도전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무조건 도전하라는 말보다는 무엇을 할 지 리서치도 해보고 자료도 정리하며 회화학원도 다녀서 준비하는 시간까지도 아깝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해에는 열정적으로 새로운 환경에 도전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